내가 PUA를 인정하는 이유는 PUA들이 말하는 것들을 배워 내가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노 베이스에서 20살때 처음으로 콜드 어프로치를 했다.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골목에 앉아 있던 여자애에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으며, '안녕하세요. 시내 왜 나오셨어요?, '몇 살이세요?', '남자친구 있어요?' 이 세마디를 건네는데 5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 작은 여자애가 뭐가 그리 무서웠던지. 그렇게 시작한 콜드 어프로치가 번호라는 작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까지 8번의 실패를 더 해야했다. 기간은 2달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수십번이나 되는 내 모든 연애는 전부 콜드 어프로치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느정도 이 세계의 생태를 알아가게 된 23살때 쯤, PUA라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말하는 것(사짜들 말고)들은 지난 3년간 내가 실제 필드에서 경험한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정립해 놓은 용어들은 뭔가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고 있던 것들을 남들에게 전하기 쉽게 표현의 용이를 제공해주었다.
그래서 PUA의 기술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냐고? 있다. '여자는 100억을 가진 남자가 아니라, 100억을 가진 것 처럼 보이는 남자를 좋아한다' 이 말은 여자의 하이퍼가미 필터가 무결점의 논리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PUA들은 하이퍼가미 필터를 우회하거나, 속이는 것들을 알려준다. 물론 실제 게임에 관한 것도 알려주지만. 100억을 버는 것보다 100억을 가진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이 훨씬 쉬운 길이니까. 롱 텀 릴레이션쉽에서는 글쎄다.... 거짓말은 언젠가 들통나 듯 거짓 프레임은 언젠가 깨진다.
레드필을 인정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 뒤로 시간이 더 흘렀고 나는 이제 30대 초반이 되었다. 그 동안 당연히 필드 경험도 더 쌓였고, 게임실력 또한 더 늘었다. 프레임은 잘 모르겠다. 30대 전까지는 쭉 우상향 했지만, 게임만으로도 충분한 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었던 20대와는 달리, 돈과 지위를 갖추지 못한 30대가 되다 보니 지금 프레임이 더 강해졌다고 말은 못하겠다. 여하튼 레드필의 존재는 재작년에 알게 되었다. PUA와 마찬가지로 내가 지난 10여년간 필드에서 경험해 온 모든 것이 레드필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표현의 용이를 제공해주는 단어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PUA와는 다르게 레드필은 근본을 주장한다. 거듭나고 거듭나서 외모, 지위, 돈, 게임 모두를 갖춰 고가치의 남자가 되는 것. 그것이 근본이고, 기본이다. 하이퍼가미 필터를 우회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고 PUA를 무시할수도 없는 것이, 레드필의 시작은 PUA들의 수많은 필드레포트에서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임상실험빅데이터같은 것이다.
알파베타같이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갖출수 있는 최고 버전의 나를 갖추는 것이다. 나 또한 아직 그 버전에 다 다르지 못했다. 돈과 지위를 갖추는 기나긴 여정을 하고 있거든. 앞으로도 생각 날때마다 같은 주제로 글을 쓸 것이다. 같은 여정을 해야할 많은 젊은 남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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